문득 강의실로 걸어가던 중에 눈길을 끄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가을이구나, 역시 울긋불긋 물들은 나무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빨간 나뭇잎을 두 장 주워들고 언덕길을 올라가며 누구에게 줄까 고민을 했다. 몇몇 사람을 두고 갈등하다 그냥 책 속에 꽂아두었다. 이 낙엽을 기쁘게 받을 사람은 많았지만, 낙엽을 주고나면 내가 그 사람에게 더 의존하고 싶어질 것 같았다. 날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길 멋대로 기대하고 실망하게 되면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될 것 같았다. 난 뭐든지 쉽지 않은 내 마음을 타박하며 그렇게 예쁘게 물든 빨간 나뭇잎으로 책갈피 두 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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