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해야겠다 싶어서 열심히 공부를 하느라 바쁜 기말고사 기간, 도서관 열람실에서 우연히 만난 친한 언니와 저녁을 먹게 된 날이 있었다.
"언니 저녁 먹을래?"
"오 그럴까?ㅋㅋㅋ"
역시 카톡은 시험기간에 제일 빨리 확인한다. 그때 나누는 별 의미없는 단신의 묘미를 어찌 표현할까.
겨울의 계절이 다가와 한껏 차가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며, 우리는 학교 정문에 작고 소박한 일본 라멘집에 들어섰다. 이 집 카레우동이 그렇게 맛있다며, 칭찬을 하는 언니의 말을 듣고, 나는 금새 솔깃하여, 우리는 나란히 카레우동을 한 그릇씩 사이좋게 시켰다.
한 숟갈 가득 얼큰한 카레국물에 통통한 우동을 올려먹으며, 시험공부를 하며 아껴왔던 말들을 우리는 주고받았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으며 있었던 일들, 방학 때 하고 싶은 것들, 과장과 기대감을 양념처럼 섞어가며 대화가 무르익었다.
방학이 되어, 이것저것 뉴스를 보고, 예능을 보다, 마지막에는 책을 읽고 시간이 흐른 것을 보니, 어느덧 새벽시간이 되어 그때 먹었던 카레우동 생각이 간절하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진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그 바쁜 와중에 먹었던 카레우동 맛은 아마 지금 똑같은 집의 우동을 배달시켜 먹는다 하더라도, 그 맛깔남은 비교할 수 없이 더 특별할 것이다.
아무튼 간에, 지금 이 시간, 카레우동 한 사발 딱~ 좋을 것 같은데... 엄청 땡긴다
Mus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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