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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ngs30

으 카레우동 한 사발 땡기는 밤이다 ​이제는 해야겠다 싶어서 열심히 공부를 하느라 바쁜 기말고사 기간, 도서관 열람실에서 우연히 만난 친한 언니와 저녁을 먹게 된 날이 있었다. "언니 저녁 먹을래?" "오 그럴까?ㅋㅋㅋ" 역시 카톡은 시험기간에 제일 빨리 확인한다. 그때 나누는 별 의미없는 단신의 묘미를 어찌 표현할까. 겨울의 계절이 다가와 한껏 차가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며, 우리는 학교 정문에 작고 소박한 일본 라멘집에 들어섰다. 이 집 카레우동이 그렇게 맛있다며, 칭찬을 하는 언니의 말을 듣고, 나는 금새 솔깃하여, 우리는 나란히 카레우동을 한 그릇씩 사이좋게 시켰다. 한 숟갈 가득 얼큰한 카레국물에 통통한 우동을 올려먹으며, 시험공부를 하며 아껴왔던 말들을 우리는 주고받았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으며 있었던 일들, 방학 때 하고 싶.. 2016. 12. 30.
an old playlist ​16.12.12 월 오래된 플레이리스트를 들여다보며 나는 종종 머리를 갸웃거린다. 분명 좋아하는 곡을 구슬 꿰듯 모아놓은 나만의 재생목록인데, 어쩐지 머릿속에는 노래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마치 처음 만난 것처럼 노래 제목을 누른다. 곡이 재생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기억은 없지만, 왜 내가 이 곡을 추가시켰는지 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는 이 곡의 이 구절이 좋아서 추가해놓았구나. 이 구간이 특히 듣기 좋구나. 감미로운 익숙함을 즐기다, 내일의 나에게 선물할 또다른 곡을 찾아 나선다. https://youtu.be/GsPq9mzFNGY​ 2016. 12. 12.
공백 ​​ 16.12.11 일 기말 공부를 위해 교안을 몇 시간 노려보았더니 눈이 피로해져 견딜 수 없었다. 열람실을 벗어나 짧은 복도를 지나면 작은 도서관, 책장들이 줄을 서있다. 그중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장으로 곧장 발걸음을 옮긴다. 좋아하는 작가라 이미 다 읽은 책들이지만, 다른 책들을 고르기 전에 항상 한번씩 눈으로 훑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그러고 나선 다음에 읽을 책을 작가와 주제, 글의 길이를 고려하며 몇몇의 후보를 고른다. 보통 작가소개를 읽고, 관심이 생기면 첫장을 펼쳐 읽으며 작가의 목소리를 대강 느껴본다. 어느 정도 취향에 맞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좀 더 읽어볼 때도 있지만, 대개 첫장을 보고 덮을 때가 더 많다. 책을 고를 때 스토리가 중요한 건 분명한데​, 문장 .. 2016. 12. 11.
직업윤리 ​ 잘 하는 것도 중요하고 왜 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코어한 것, 왜를 지키자 2016.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