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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ngs

가을 풍경

by Jiwon's Lab 2015. 11. 20.


지하철 출구를 내려가다 문득 위를 쳐다보니 낙엽이 지붕 위에 누워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맑고 높은 가을의 하늘이 어쩐지 금방이라도 변덕을 부려 계절을 바꾸어버릴 것처럼 아득하다. 가을 풍경은 유난히 금방 지나가고 사라져버릴 것처럼 부르고 멈추어도 잡히지 않는 신비를 지녔다. 그래서 더 예쁘고 낭만이 있는 계절로 사랑 받는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며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빛깔에 황홀한 기분이 들었었다. 여름내내 생명력 강한 녹음으로 자태를 뽐내다가 가을이 되어 물들고 바람에 흔들리더니 미련없이 그 바람 한 줄기를 타고 내려 땅과 포옹한다. 비바람에도, 날카롭게 몰아치는 칼바람에도 순순히 손잡고 땅으로 진다. 운명같은 추락이 서글프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낙엽은 만족할까?

가을이 인사도 없이 떠날까봐 조바심이 생긴다.
가을.
이름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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